이재명 대통령, 이대로는 안 됩니다 – ‘사람’ 때문에 무너지는 정권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이대로는 안 됩니다 – ‘사람’ 때문에 무너지는 정권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재명

나는 1963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전북 땅에서 유년 시절과 중학교 시절을 보냈고, 민주화 열망이 불타던 1983년, 전주교대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35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았습니다. 나의 인생에는 김대중이라는 위대한 지도자의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철학을 계승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깊은 신뢰를 보냈습니다.

나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실망과 분노가 가슴을 짓눌러 옵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국민의 마음은 웃지 못한다

우리는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겪었고, 윤석열 정부의 몰상식한 권위주의를 견디며 정권 교체를 갈망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정권을 바꿔줄 인물이 사법 리스크의 대명사인 이재명이라는 사실 앞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정권 교체를 위해 어금니를 깨물고 투표장에 나갔습니다.
기대해서가 아니라, 그나마 이재명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재명이 당선되었을 때, 우리는 기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정치인입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깨끗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특히 사람을 쓰는 데 있어서만큼은, 단 한 점의 오해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변호인을 헌법재판관으로?” 이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법조계와 시민사회는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 사건을 변호했던 이승엽 변호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승엽 변호사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이 대통령의 굵직한 형사 사건들을 맡아온 대표적인 ‘정치적 이해관계인’입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향후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형사소송법 개정, 권한쟁의심판 등을 다룰 가능성이 큰 중립적 최후의 법적 기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의 ‘사적 변호인’을 보내겠다고요?
국민이 바보입니까?

한 전직 고위 법관의 말처럼,
“재판이 불공정하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는
우리 모두의 상식이고, 최소한의 법치주의 양심입니다.

문형배 같은 원칙주의자가 검증의 마지막에 서야 한다

이제는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개인의 의리, 은혜, 보은 인사 따위로 고위 공직자를 정하는 시대는 끝났어야 합니다.
문형배 같은, 철저하게 헌법정신에 충실하고 공정함을 생명처럼 여기는 인물이 인사 검증의 최종 관문에 서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기를 도운 사람들, 함께 고생한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당신은 더 낮아지고, 더 겸손해져서, 백성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노무현은 정직했고, 문재인은 품격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순수함에 마음을 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를 신뢰해서 뽑은 게 아닙니다.
그냥, 정권을 바꾸기 위해 뽑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실, 지금은 민심을 시험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실의 대응은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변호를 맡았다고 공직에 가면 안 된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안이하고 무책임한 답변이 어디 있습니까?

헌법재판관은 단순한 공직이 아닙니다.
6년 임기를 갖고 대통령과 무관한 사법적 독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직속 변호인’을 앉히겠다는 발상은,
윤석열 정부에서 이완규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했던 부끄러운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는 꼴입니다.

국민은 그때도 분노했고,
지금도 똑같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민주당을, 아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뽑힌 당신입니다.
이대로 국민을 또다시 배신한다면, 당신을 지키던 사람들부터 등을 돌릴 것입니다.
호남 민심이 지금 당신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십시오.
이대로 가면, 민주당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정의도 없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경고입니다.
사람을 쓰는 데서부터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정말 백성만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되십시오.
그럴 때에만, 우리는 당신의 정권을 다시 지킬 이유를 찾을 것입니다.